저자의 말처럼 인간 스스로의 정신에 설계상의 결함이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도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오히려 그런 결함은 나 자신으로 부터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반사와 숙소 체계라는 설명이 너무 잘 와닿았던 부분이고 왜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종종하게 되는지 이해가 되었다.
핵심 요점
우리의 정신은 몸이 진화한 것과 마찬가지로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토대로 쌓아온 것이다.
진화는 가장 이상적인 것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해당 시점에 적당히 만족할만한 것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기존의 것을 교체하는 것이 아닌 유지한 상태로 새로운 것을 얹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기술의 누진적인 중첩이라고 부른다.
적당한 것을 선택하는 방식 그리고 체계의 누진적인 중첩으로 인해 결함이 생겨났고 마찬가지로 이런 결함이 교체되지 않고 누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우리의 정신에 결함이 있음을 이해하면 그 불완전함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고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횟수를 늘릴수 있다.
인용
100가지 판단 중에 20개만 옳은 판단을 하던 당신이 정답률 80%의 선택을 한다면 미래는 바뀔 수밖에 없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기억은 내가 보기에 모든 클루지의 어머니, 단일 요인으로는 인간의 인지적 기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이다.
진화의 산물이자 클루지인 우리 인간은 종종 결론에서 출발해 그것을 믿기 위한 이유를 찾는 식으로 거꾸로 나아가는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우리가 아는 것과 추론한 것을 그렇게 쉽게 혼동하는 까닭은, 어쩌면 우리의 조상들에게 이 두 가지가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별도의 성찰 체계를 통해 이 둘을 구별하기보다 자동적으로 생기는 많은 추론들을 신념의 일부로 다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단기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 사이의 이러한 긴장이 현대인의 삶의 많은 부분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실제로 지니고 있는 것은 두 체계의 어중간한 결합이다. 그래서 조상 전래의 반사 체계는 유기체의 전체적 목표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호응하며, 맥락 기억처럼 낡고 부적당한 부분들로 이루어진 숙고 체계는 무진 애를 써야만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그만큼 덜 행복해진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경향이 있다. … 진화는 우리가 행복하도록 우리를 진화시킨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진화시켰다.
진화는 우리에게 상이한 능력을 지닌 두 체계를 남겨주었다. 하나는 틀에 박힌 일을 처리할 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반사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틀을 벗어나 생각할 때 유익한 숙고 체계다. 두 체계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조화를 꾀할 때, 우리의 결정이 편향되기 쉬운 상황들을 밝혀내고 이런 편향을 극복할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궁극적으로 지혜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요약
우리의 뇌는 컴퓨터 메모리와 달리 맥락과 단서에 의존하여 정보를 찾는 맥락 기억을 지니고 있다.
맥락 기억은 정보에 우선 순위를 매기고 특정한 단서가 주어졌을 때 기억이 스스로 반응하면서 병렬적으로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반응하는 기억이 정확하다는 보증이 없으며 맥락과 단서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특히 시간과 관계된 부분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희소성이 적은 단서이기 때문에 쉽게 혼동할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기억은 상황이 제시하는 단서에 예비 되며 누군가 이를 이용해서 기억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반대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전혀 상황과 관계없는 기억이 특정 단서(냄새, 빛, 색상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기억의 부정확성을 피하려면 그만큼 기억하는 것의 가짓수를 줄여야 한다. 예를들면 자동차키, 핸드폰과 같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항상 한 장소에만 두는 것이다. 장소는 비교적 희소성있는 단서이므로 구분이 쉽고 항상 같은 장소에 두면 매번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고는 빠르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반사 체계와 천천히 의식적으로 생각하여 이루어지는 숙고 체계로 구성되어있다.
문제는 각 체계가 상황에 따라 적절히 발현된다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몸이 피로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숙고체계는 언제든 반사체계에 제어권을 넘겨줄 준비가 되어있다.
또한 숙고체계 자체도 기억의 영향을 받으므로 적지않은 결함이 존재한다. 부정확한 기억과 이로인해 생겨난 잘못된 신념을 바탕으로 다른 가능성을 비교적 덜 고려하면서 쉽게 결론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견제하는 장치 또한 전무하므로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갈등 관계를 빚게 된다.
이는 우리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다고 믿는 신념, 언어, 사회 체계등 많은 부분 또한 이런 결함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사고 체계가 클루지라면 그 위에서 생겨난 관념들 또한 클루지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가 가진 결함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클루지를 이겨내기 위한 13가지 제안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고려하라
설사 생각한 것이 가장 합리적이거나 유일한 대안으로 보여도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 고려한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나열만해도 된다.
문제의 틀을 재구성하라
상대방의 질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른 표현으로 재구성하여 생각이 편향되지 않게 하라.
동일한 표현도 서로 다르게 표현될 수 있음에 주의하라 (예: 99% 순수하다 vs 1% 유해하다).
상관 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어떤 두 사실이 관련있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다른쪽을 유발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스크림의 판매량과 상어에 의해 살해되는 사람의 수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하지만 이는 더위라는 공통 변수에 의한 것일 뿐 정말로 아이스크림이 상어에게 살해될 확률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큰 수의 법칙을 잊지 마라
너무나 당연하게도 더 큰 표본에서 확인된 사항이 작은 표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믿을만하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눈 앞에서 본 몇가지 경우만 보고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충동을 예상하고 미리 결정하라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 일에 대해서는 미리 필요한 것을 결정해둔다. 이를 통해서 충동적으로 불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일을 막는다.
예를들어 마트에서 장을 볼때 미리 구매할 것을 결정해준다. 이렇게만 해두어도 불필요한 구매를 어느정도 막을 수 있다.
단순한 목표 대신 조건 목표를 세운다
X이면 Y이다와 같은 형태로 목표를 정하면 단순한 목표에 비해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줄이겠다 vs 감자튀김을 보면 먹지 않겠다)
이는 반사체계에서 상황(조건)에 따른 반사를 하는 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숙고 체계뿐 아니라 양 체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몸이나 마음이 피로할 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숙고체계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시간에 대한 기회 비용을 생각하라
내가 어떤일을 함에 있어서 이것을 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단순히 비교만 해보아도 된다.
타인이 자신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인간은 자신의 대답을 정당화해야 되는 경우에 좀 더 합리적(덜 편향적)이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이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단순히 자신의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결정하기보다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기 마련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하여 결정하라
인간은 가까운 것은 구체적으로 먼 것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쉽게말해 당장 닥친 일이나 욕구는 크게 보면서도 그 이후에 미래에 닥칠일은 막연하게 생각한다.
현재 마음을 지배하는 것에 쉽게 결정을 내주지 말고 필요하면 기다렸다가 결정하라. 오늘은 절실히 원했지만 내일이 되었을 때 그 욕구가 사라져버린다면 그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비개인적이고 과학적인 생각에 비중을 두어라
개인이 겪은 일화, 화려하고 극적으로 보이는 사례 등에 매몰되지 않고 좀 더 과학적이고 믿을만한 사례들이 검증된 사항에 비중을 두어서 생각한다.
중요한 결정에도 우선 순위를 두어라
인간은 모든 의사 결정에 신중할 수 없으며 또한 결정 하나 하나를 충분히 성찰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을 쏟을 수 없다.
결정에도 우선순위가 필요하며 최고로 신중하게 고찰하는 일은 정말로 중요한 일을 위해 남겨두어라. 그 외에 것들은 적당한 선에서 고민을 마무리 짓는 것이 필요하다.
합리적이 되자고 스스로 되뇌여 보자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막상 따져보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단순히 합리적으로 되자고 스스로 되뇌이는 것만으로 앞서 제시했단 다른 기법들을 떠올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예비 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