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 Night with The Devil

파운드 푸티지 스타일의 모큐멘터리 영화. 1977년도에 방영된 미국의 생방송 투나잇쇼에서 있었던 가상의 사건을 다룬다.

젝 델로이는 성공한 티비 진행자로 올빼미 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경쟁자의 부상과 저조한 시청률, 부인의 죽음으로 힘든 시간을 겪던중 기발한 할로윈 특집을 기획하게 된다. 그것은 심령술사, 회의론자, 악마에 빙의된 소녀를 생방송 쇼에 출현시킨다는 것. 가볍게 생각한 아이디어가 이렇게 까지 심각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겠지만.

영화는 최근에 발견된 1977년도의 생방송 필름을 공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중간의 광고 시간에는 광고 시그널과 함께 막후에서 벌어지는 장면도 나온다. 생방 부분에서도 당시의 투나잇쇼를 잘 재현한 부분도 있지만 이런 막후에서 진행자, 스텝, 피디 간의 갈등이 묘사되는 부분때문에 더욱 현실감이 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화면의 변화도 잘 활용하여 생방송은 화질이 약간 저하된 4:3, 막후 장면은 흑백에 약간 모자른 16:9, 후반부 환상 장면은 선명한 컬러에 16:9로 묘사했다. 특히 최면이라는 요소를 사용해서 관객을 속이거나 관객 또한 상황에 포함된 것 같이 느끼도록 만드는 부분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악마에 빙의된 소녀가 처음 스튜디오에 등장했을 때 카메라를 노려보는 부분도 화면을 통해서 관객을 직접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소름끼치고 신선했다.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굉장히 신경쓴 부분이 눈에 띈다. 스토리 라인 자체는 단순하지만 별것 아닌 소품 하나하나, 화면과 광고 시그널의 노이즈나 문구 변형, 방청객들의 분장들이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된다. 이런 부분들을 찾아보는 것도 깨알같은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놉 초반부에서 보았던 침팬지 고디 때문일 수도, 어릴적 봤던 80 ~ 90년대의 투나잇쇼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어렸을 적에 악몽에서 똑같은 내용의 쇼를 보았던게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