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penheimer

여의도 CGV 돌비 애트모스 3관에서 재관람했다.

이 영화를 기준으로 IMAX와 돌비 애트모스의 음향을 비교한다면 IMAX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IMAX는 음량이 매우 큰 것에 비해서 소리의 뭉개짐이 거의 없다. 마치 이퀄라이저를 적용한 것처럼 클래식의 웅장한 선율이 더 압도적이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오펜하이머가 독일에서 머무는 시기 그리고 로스앨러모스에 기지를 짓는 시기의 장면에서 는흐르는 배경음악은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반면 돌비 애트모스의 경우에는 소리의 품질이 별로 좋지 않았다. 소리의 해상도도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으며 상대적으로 음량이 작고 스피커의 출력을 넘어서는 것처럼 소리가 뭉개지는 현상도 종종 발생했다. 유일한 장점이라고 한다면 폭파 장면이나 군중이 밀집해있는 장면같이 터지는 소리, 강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주를 이루는 장면에서는 현장에 있는 것처럼 울림이 생생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문제는 이 영화는 이런 장면이 별로 없고 대화가 주를 이루는데다 배경 음악이 다른 소리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돌비 애트모스의 장점을 드러내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생각한다 (평점이 하나 깎인 이유는 이런 부분이 한 몪 했다).

두 번째 관람하면서 생각해본 점은, 만일 오펜하이머가 미래에 벌어질 일을 알았더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에 대한 부분이다. 내 생각에는 이 모든 미래에 벌어질 일을 알았더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타고난 성품이 결국 운명을 결정지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전에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나는 운명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내 운명이 결정되어있다면 어떻게 사는게 의미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그 모든 난관과 영광 (없을수도 있지만) 그리고 끝이 정해져 있다면 결국 내가 취해야 될 태도는 명확하다고 생각하다. 바꿀수 없는 미래를 연연하기 보다는 현재를 주저 없이 당당하게 사는 것. 그것이야 말로 모든 것이 결정된 인생에서 내 자신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