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o Me

무섭다고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지 조금 별로였던 영화였다.

영화는 영매의 손(?)으로 알려진 손 조각상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십대들로 추정되는 등장인물들의 쓸데없는 모험심과 친구들로 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치기어린 도전을 하다가 알 수 없는 존재들로 부터 위협을 받게 된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유령들은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딱히 고어하지는 않고 약간 지저분하고 역겨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런 모습이 거부감은 일으켰을지는 몰라도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빙의된 사람의 모습이 조금 소름 돋았는데 마치 악마에 씌인 것처럼 눈이 검어지고 표정이 일그러지며 기이한 행동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몰입되는 장면은 라일리가 빙의한 장면으로 다소 폭력적이지만 강렬해서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등장인물 각각이 빙의되는 과정에서 화면이 전환되는 방식도 조금 신선하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다만 여타 영화와 다르게 주인공과 악한 존재들간의 확연한 대립 구도가 형성되는게 아닌데다 등장하는 유령들이 딱히 강력해보이지 않고 구심점이 되는 배후 존재도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쉬웠다. 주인공의 엄마가 중반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모습만 엄마일 뿐 마치 다른 유령이 엄마인 척 하는게 노골적으로 보여서 중심이 되는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주인공이 엄마와 관계가 각별하다는 것도 알겠지만 앞선 엄마의 자살에서 드는 감정을 생각해보면 이후에 일방적으로 엄마의 유령을 따르는 모습이 납득이 안되는 것도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 중 하나였다. 또한 중간에 주인공이 불필요하게 우울한 감정에 몰입하는 부분이 길게 차지하는 부분도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했음에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운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의 감정선을 드러내는 장면을 조금 줄이고 빙의될 때 나타나는 유령들과 영매의 관계, 지옥처럼 묘사되는 공간과 그곳에 있는 존재들의 정체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다뤘다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