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juring : Last Rites

컨저링 시리즈의 마지막 (?) 파트로 스몰 가족에게 벌어진 초자연적 사건을 다룬다.

듣기로는 초기 기획시 “애나벨 집으로”와 같은 컨저링 어벤져스 (?) 컨셉을 고민했지만 워렌 부부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현재와 같은 스토리라인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고있다.

워렌 부부는 그들의 첫 사건에서 악마를 마주했지만 그 영향으로 예정보다 일찍 아이를 위태롭게 출산한다. 이에 겁을 먹은 워렌 부부는 사건 해결을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오랜 시간 뒤 고든 신부의 죽음으로 주디 워렌은 스몰 부부를 찾아가게되고 다시 악마와 엮이게 된다.

과거 로레인은 어린 주디에게 노래를 불러서 능력을 차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없다고 믿으면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십년의 시간동안 끈질기게 기회를 노린 악마는 결국 문제의 거울을 매개로 주디를 찾아내게 된다.

마지막에 로레인과 주디는 긴 세월 동안 애써 무시했던 악령의 존재를 함께 직시하고 소멸을 명령함으로서 사건을 해결한다. 전작인 컨저링 3에서의 빌런 “발락”과 비교해보면 모습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채 허무하게 퇴장하게 된다.

사실 이번 이야기에서 악령은 악마와 같은 동떨어진 사악한 존재보다는 내면에 있는 어둠(공포나 트라우마 같은)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것들은 삶의 과정에서 생겨나기도 하지만 이미 태어났을 때 부터 주어진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은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부분을 애써 억누르며 살아간다. 부모들은 그런 어둠으로부터 자식을 보호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문제를 아무리 외면한다고 한들 그 자체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으며 때때로 불쑥 튀어나와 스스로를 괴롭힌다. 영화속에서 악령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주로 등장하는 점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결국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할수 있다. 그 과정에서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이야기에서는 가족의 연대가 용기를 북돋아주는 힘이 되었다. 서서히 짓누르며 다가오는 거울을 함께 막아서는 장면은 그 상황과는 별개로 나에게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사실 컨저링은 개인적으로 (4편을 제외하면) 공포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가족애를 다룬 드라마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그런가 보고 나서도 찝찝한 느낌 없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