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Omen

모처럼 제대로된 정통 호러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제목에서 보이듯이 본 영화는 1976년작 The omen의 프리퀄 작품이다. 데미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비화를 다룬다.

영화는 과거의 정통적인 호러 영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연출되었다. 대부분의 장면이 정적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안에 여러가지 암시를 은근히 드러내면서 관객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터부시되는 요소나 다소 고어적인 장면을 통해서 근원적인 거부감과 공포를 이끌어내는 것도 비슷하다. 한가지 요즘 영화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일부 점프스케어 장면이 있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이외에는 속삭이는 말, 불길한 화음, 기분나쁜 웃음 등 소리를 잘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오멘에 나왔던 사탄 만세! 도 나온다). 영화 초반에 도시를 비추는 장면에서 나오는 밝은 배경음악도 이후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상당해 대조되는 부분이라 인상깊었다 (이 부분은 묘하게 오펜하이머가 연상되는 느낌이 좀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미혼모가 아이를 낳는 장면이었다. 장면의 고어함도 상당히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미혼모가 호흡기로 마취 가스를 주입받고 나서 미친듯이 웃으며 주인공을 유리 너머로 쳐다보는 장면은 그 기묘한 불쾌감과 섬뜩함 떄문에 계속 생각이 날것만 같았다. 물론 다른 장면들도 꽤 충격적이고 심약한 사람은 보기 어려운 것도 꽤 있었지만 이 장면만큼 강렬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주연 배우를 맡은 넬 타이거 프리의 경우 예전에 애플 티비 드라마 시리즈인 서번트 (2019)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배우이다. 기묘한 분위기에 감정이 없는 듯한 보모를 연기했었는데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던 배우였다. 이번 영화에서는 다소 찍기 힘든 장면들이 많았는데 잘 소화했고 이전작에 비해서 좀 더 연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좋았다.

영화에서 교회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스스로가 악마화 되는 존재로 묘사된다. 사람들의 믿음을 권리와 힘으로 여기는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면에서는 교회의 정치 개입과 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파벌 싸움 그리고 권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범죄들을 악마라는 존재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